박물관 소식 MERZINE NEWS 새해인사 /국립해양박물관장 손재학

새해를 밝히는 첫 해가 푸른 동해(東海)의 겨울바다(冬海)에서 힘차게 솟아올라 해돋이를 보러 나온 우리 모두의 마음에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. 차가운 겨울바다를 뚫고 나오는 새해 첫 해는 온통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올 한해를 열정적으로 시작할 것을 주문합니다. 붉은 원숭이의 해(丙申年)를 맞아 '지혜'를 의미하는 원숭이와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 빛이 함께하는 올해를 동해 겨울바다에서 붉게 솟아오른 해와 함께 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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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6년 새로운 시작!

6세기에 중국의 오승은이 지은 고전 <서유기>를 보면 손오공의 출생지인 화과산(花果山)에 대해 흥미로운 내용이 나옵니다.
"동승신주(東勝神洲)의 바다 바깥에 한 나라가 있었으니, 그 이름이 오래국(傲來國)이었지요, 그 나라 근처에는 큰 바다가 있고, 그 바다 가운데 화과산이라 부르는 산이 있었어요."
즉 용맹과 지혜를 가진 원숭이 손오공의 고향이 바다라는 것입니다. 그래서 올해는 우리도 붉은 해의 기운을 받아 열정을 가지고 세상을 헤쳐 나갈 지혜를 바다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.

사실 올 겨울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구 곳곳이 기상이변에 시달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지만 우리의 바다는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고 있습니다. 올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바다에서 미래를 개척해 갈 수 있도록 우리의 인식이 전환되어야 할 것입니다. 원래 원숭이는 적도를 중심으로 분포하여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십이간지의 관념과 함께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와 친숙하게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. 「삼국유사」에 의하면 신라의 이차돈(506~527)이 순교했을 때 원숭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하고, 청자와 백자에도 원숭이를 소재로 한 것이 많다고 합니다.

올해 붉은 원숭이의 해에는 우리 모두 더욱 열정적이고 지혜롭게 그리고 항상 바다를 생각하며 계획한 모든 일들을 다 이루어내는 그런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.

국립해양박물관장 손재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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붉은 원숭이해